이상한 일이지만 by 권오경


8 by 권오경


너무 일찍 죽은 여자

쓸데없이 오래살고 있는 친구와

한 잔 한다, 오늘

달무리가 달을 먹고

우리는 누런 계란탕 뚝배기를 긁어

먹자, 밤은 내내 깊어가고

할 수 있는 것은 

너를 잊으려는 발버둥 뿐



달이 휘청이며 저물고

서로의 슬픈 주소와 내력들을 안내하는 

지랄 같은 이정표들을 위해

밤새  건배나 올리다가 잠이 들면



이른 아침 빨딱 서버린 성기와

그 성기가 밤새 추억한 찰나를 위해

서로의 퀭한 눈을 마주하며

라면을 끓이자


너무 일찍 죽은 여자와

쓸데없이 오래 살아남은

너와 나를 위해서

라면이 끓는 시간

3분 간 묵념.




647541 by 권오경





배우, 소광민




sd14+s.takumar 50mm f1.4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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